언니는 눈치가 없는 게 아니라 눈치를 안 봤다. 아무리 한국 사회가 딸에게 애교, 효도, 중재 3종 세트를 뜯어내려고 눈이 벌겋더라도 아들 없는 집에서 장녀는 집안 적장자다. 집안의 맏이는 부모 세계의 최대 수혜자인 동시에 욕구 충족에서 우선순위를 가져간다. 흔히 첫째는 늘 양보해야 해서 안타깝다고 하는데, 형제가 여럿인 집에서 양보는 당연한 경험이다. 모두가 최고를 가질 수 없기에 누구나 양보를 한다.양보할 만한 것을 가지지 못하면 양보조차 경험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