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을 돌고 돌아 흐르다 마침내 사막 앞에 다다른 물은 절망하지. 달구어진 거대한 모래사막을 앞에 두고서 물은 공포에 떨어. 물이 사막을 건널 수는 없으니까. (···) 물에게는 그 물(육체) 형태를 잃는다는 것 자체가 죽음이야. 그래서 물은 더욱 공포스러워하지. (···) 물 중의 어떤 부분은 증발해 바람에 실려갔고, 다른 어떤 부분은 사막의 모래 깊은곳으로 흘러들어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지. (···) 하나밖에 없는 선택이라는 것을, 그리고 모래 속으로 자취없이 사라져 죽음을 맞이했던 다른 부분은 바로 그렇게 자기 자신으로부터 죽어 떨어져나가야 했던 부분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