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lliant!
한국어가 모국어 이지만 「시선으로부터, 」 의 마지막장을 덮고 이 한단어가 마음속에 군더더기 없이 떠오른다. 전후시대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예술가 거장과 그로부터 '뻗어나온' 여성 후손들의 이야기라는 설정자체는 물론, '시선'의 기세좋은 정신이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년의 큰딸까지 각자의 개성으로 살아 변주되는 모습은 엄청나게 독창적이고 믿을수없을 만큼 몰입케 한다. 가계도는 가히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견줄만큼 위풍당당하다!
그러나 모든 가족은 각자의 신화와 그림자를 가지기 마련이고, 가계도 안에 불안은 다세대 전수된다는 것이 소설속에서는 의도적으로 은폐된 느낌이다.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p334)'이라는 작가의 글에서 찬미가 목적임을 확인한다. 분명히 Brilliant! 한데다 Bright! 한 소설임에는 분명하나, 마치 흠잡을데 없는 가족버전 로맨틱코메디 영화를 한편 본것 같은 감흥이 즐거움과 아쉬움 사이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