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부분의 에세이도 인상적이지만 마지막에 신비주의에 심취하고, 정신분열증을 앓았던 부분에서 울컥 했다. 그 모진 굴곡을 이겨내고 다시 시를 쓰는 그녀를 보면 인간의 끈질김, 혹은 삶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의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녀의 시집을 읽고 싶어졌다. 젊었을 때 몇달을 미뤄서 부쳤던 첫 시집도, 시에 대해 끝을 맺었다는 자신감 넘칠 때의 시집도, 그리고 모근 역경을 딛고 다시 시작할 때의 시를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