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전쟁이 얼마나 나쁜지 알지만 끝은 내야지.”
“끝이란 건 없어요. 전쟁에 끝은 없다고요.”
“없긴 왜 없어.”
파시니가 고개를 저었다.
“전쟁에 승리란 건 없어요. 우리가 산가브리엘레를 차지하면요? 카르소나 몬팔코네나 트리에스테는 어때요? 그걸 다 가지면 그때는요? 오늘 저 멀리 보이는 오스트리아 진영의 산을 보셨죠? 우리가 그 산들도 모두 차지하게 될까요? 오스트리아가 포기하면 그렇게 되겠죠. 한쪽은 반드시 포기를 해야 해요. 그럼 우리가 포기하는 건 어때요? 그들이 이탈리아로 내려온다고 해도 금방 싫증 나서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갈 거예요. 원래 자신들이 살던 생활 터전이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이렇게 전쟁이 일어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