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생각하는 구원이란 죽음이었다. 예전에는 다른 구원, 그러니까 자신과 어울리는 남자를 만난다든가 하는 그런 일들에 대해 바란 적도 있었지만 그건 아주 예전의 일이었다. 빨리 편안해지고 싶었다. 기쁜 마음으로 죽고 싶었다. 더이상 날짜가 중요하지 않은 곳으로, 나이를 세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죽음이란 시간이 침범하지 않는 곳이니까. 그렇게 죽지 않더라도 매일같이 죽고 있었다. 매일 죽고, 또 매일 살아나면서 이 의미 없는 반복을 그만둘 때가 었다고 생각했다. pp. 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