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라고 딱 잘라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불행이 서서히 진행되었고, 그녀는 불행을 통과해내느라 자신이 불행을 겪고 있다고 자각하지 못했다. pp.247
직장을 잃는다고 추해지는 건 자신에 대한 모독이다. 김윤자는 스스로를 함부로 내던지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안도감을 느꼈다. 나는 추해지지 않았다. 추해지지 않을 거다. pp. 252
김윤자가 인생에 잃는 게 많아질수록 인생에 거는 기대는 커졌으므로 그 기대가 충족될 확률은 점점 줄어들었다. pp. 255
내가 늙었다는 것, 그들이 그런 나의 늙음을 보고 있다는 것. 할머니라는 호칭이 아닌 다른 호칭으로 불릴 만한 인생을 살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pp. 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