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씩 쌓여가다보니 점점 좋아지는 젊은작가작품집. 등단 10년이내의 작가들의 작품들만 수록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타 작품으로 익숙한 작가들도 눈에 띄고 생소한 작가들의 작품들 역시 작가는 작가구나 감탄하며 읽게 된다. 올해는 유독 앉은자리에서 술술 읽히는 재미가 가득하다. 다만, 서이제 작가님의 작품은 재미보다 곱씹어야할 여운이 더 가득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단편집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해도 거짓이 아닐테다. 이전에는 오랜 세월을 통해 입증받고 사랑받아왔던 고전이 더 매력적이었다면, 현시대의 문학에 대해서 함께 느끼고 짧은 글로도 많은 사유의 기회를 던져주는 글들이 참 좋아젔다.
✏️공원에서_김지은
나는 때맞춰 지르지 못한 늦은 비명을 질렀다. 비명만큼 압축적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언어가 있을 수 있을까. 비명은 나의 언어였다. 그 순간 내게 가장 논리적이고 합당한 말이었다. 나는 사력을 다해 말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나를 돌아보았고 무언가를 직감한 듯(...)순식간에 추론해냈다. 너무 흔하고 상투적인 일이었으니까. 계속 반복되는 일이었으니까.
✏️미애_김해진
그건 희망의 모습과 비슷했다.
삶에 기대를 품은 것이 번번이 자신을 망친다는 결론에 이른뒤로 미애는 가능한 한 희망을 가지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았다(...)다만 자신의 삶은 언제나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아주어야만 했고, 그래서 희망을 부풀리는 능력이 불필요하게 발달한 거라고, 자칫하다간 다시금 눈덩이처럼 커진 희망 아래 깔려 죽을지도 모른다도 자신에게 수시로 경고하는 것만은 잊지 않으려고 햏다. 그러나 다시금 희망이라고 할 만한게 생겨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