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려앉은 길거리에서 그자들을 보고 있을 자신이 없다, 그러고 싶지 않다, 그럼 무리와 섞이고 싶지 않다고 김윤자는 생각해왔다. 무서웠다. 혹시나 혼자 있는 자신을 동정해서 말을 걸어오거나 친절을 베풀까봐 두렵기도 했다. 덥석 손을 잡힐지도 모르고. 그랬는데, 지금 김윤자는 깨닫는다. 그녀가 가장 무서운 건 어쩌면 그렇게 잡힌 손을 빼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손을 잡고 따라가게 될까봐. 그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나는 지금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