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맥도날드 p35
24시에 이르러 다시 0시가 되었다, 이제 레이디가 이곳의 유일한 손님이다. 주문을 하지 않은 손님도 손님이라면. 야간 근무중인 두세 명의 점원을 제외한다면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 술집에 앉아 고독을 즐기는 여자처럼 레이디는 혼자 놓여 있다. 호퍼의 그림에서 여자는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레이디는 사람이 사라지고 난 자리에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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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병원 약사 시절, 홀로 야간당직을 하면서, 그 고단함과 심심한 고요의 긴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보면서, 나는 그림 속 인물이라고 제3자의 눈으로 스스로를 보았던 기억이 났다. 사람들 속에 있든 홀로 있든 호퍼의 그림 속 인물들은 늘 자발적 고독에 잠긴 느낌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