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를 옮겨 적고 가끔은 커피를 타기도 하고 기껏해야 영문 타자를 치는 일 같은 걸, 고졸 여사원과 구분될 만큼 특별하게 전문적이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일을 하는 걸, 남자보다 일찍 나와 남자들의 책상을 닦기를 강요받았던 그때의 일을, 직업이랍시고 말하고 싶지 않았던 거다.
김윤자는 그 일을 하는 자신이 너무도 한심해서 출근하는 아침이면 어딘가에 머리를 콕 박아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고는 했다.
라공
2024.06.17 금문서를 옮겨 적고 가끔은 커피를 타기도 하고 기껏해야 영문 타자를 치는 일 같은 걸, 고졸 여사원과 구분될 만큼 특별하게 전문적이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일을 하는 걸, 남자보다 일찍 나와 남자들의 책상을 닦기를 강요받았던 그때의 일을, 직업이랍시고 말하고 싶지 않았던 거다.
김윤자는 그 일을 하는 자신이 너무도 한심해서 출근하는 아침이면 어딘가에 머리를 콕 박아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고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