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을 쌓지 못했다. 그래서 패배했다"라는 김윤자의 글씨를 의사가 보았다면 더 김윤자의 삶에 공감했을지도 모른다. 김윤자가 가장 최근, 그러니까 죽기 전 마지막으로 쓴 문장을 봤다면 말이다. 일기라고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일기가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그 문장을 말이다. pp.13
"난 길에서 자지 않아요. 난 아무데서나 자는, 그런 칠칠맞지 못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 사람은 좀 그렇지 않아요? 내가 이코노믹한 게 좋지 않기는 해도 그렇게 품위가 없지는 않아요. 내가 맥도날드에 있다고 해서 이런 말이나 들어야 한다니 기분이 좋지 않네요." pp.6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