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녀는 집 안팎에서 무수한 신호를 수신한다. 너는 이 집에서 '두번째'이고, 아들이 아니라서 네 의지와 무관하게 여러 영역에 걸쳐 '잉여'로 해석될 것이며, 자연스럽게 말석을 배당받을 거라는 메시지. 순서로도 성별로도 두번째인 차녀는 덤 취급을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작은 차이에도 민감하다. 당연하게 제몫이 보장되는 첫째와 달리, 끊임없이 남의 그릇을 힐끔거린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이러한 감정은 첫째의 부담감이나 책임감과는 또다른 형태로 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