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은 진짜 난독증이 생겼나 싶을정도로 안읽혔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우드알카마리의 향이 퍼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부터 읽히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그래도 396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은 2주간 가방에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있었다.
생소한 이슬람 문화에 대한 친절한 주석을 읽고 상상하는 것 지명을 검색해보고 문화를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던 책이였다.
두명의 주인공이 두축을 이루면서 진행되던 이야기가 마지막 장 얽히면서 풀려가는 결론이 참 매혹적인 작품이였다.
"어쨌든, 나는 늘 저녁을 간단히 먹었고, 만일 최악의 상황이 닥치더라도 내게는 알폰소의 타월이 있었다." 세계문학전집은 항상 마지막 구절을 읽을 때 마다 소름이 돋고 '이래서 세계문학전집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막장을 읽고 처음이 어렵고 마냥 두껍게 느껴졌던 이 책을 안읽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여담이지만 『바닷가에서』를 읽는 중간에 독파에 약간의 회의감을 느꼈었다. 뭔가 읽고싶은 책을 읽는다는 목적을 떠나 챌린지에 도전하고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독파로 인해 읽기 시작한 책을 읽고 나름 문학적 감동을 받고 완독후기를 작성하고 있다 보니, 잘 시작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또 드는 밤이다. 앞으로는 너무 얽매이지 않고, 눈에 보이는 목표를 쫒지 않고, 내가 주체가 되는 독서 생활을 가늘고 길게 이끌어 가고 싶다. 그래서 이제는 완독후기와 독서 기록정도만...해야지! 독서기록은 매일 읽고나서 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