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억이 올라올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는데, 기억이라는 놈은 원래 그런 식이다.
맛집을 찾는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임무다. 단순히 어떤 집이 맛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지금 그곳에 갈 멤버들의 인원수와 이후 동선, 입맛과 위생 성향, 이전 식사 메뉴까지를 고려해야 하는 니미 중노동인 것이다.
몸이 굳으면 기분도 쉽게 굳어버리기 때문에, 몸보다 기분을 위해 하는 일이다.
당신은 알까요ㅡ 지금 막 플라타너스 밑을 지났다는걸ㅡ
어릴 때는 남자에게 여자로 안 보인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말로 들려서, 웃김을 거침없이 펼치고 나면 뒷맛이 씁쓸한 적이 많았다.
‘결국 또 웃기고 말았어’ ‘나는 선택받지 못할 거야’ 같은 생각 때문에 웃길 수 있는 순간에 일부러 나 자신을 억제해본 적도 있었다. 물론 내가 웃기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애도 있었는데, 그 말 뒤에는 꼭 내 웃김을 ‘받아주는’ 남자를 만나면 진심으로 꼭! 감사하라고, 그런 남자는 아주 드물고 아주 큰 사람, 너무나 너그러운 현자 중의 현자일 거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아주 나중이 되어서야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 존나 좃같은 일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측면에서 모든 것이 완성되는 순간 같은 것은 없으며 영원히 여기저기 삐걱거릴 것이라서, 그래서 이 시간 축에서 다시 오지 않을, 그 모든 나사 빠진 순간을 끌어안음이 중닭이라면, 그런 고유함과 아름다움의 다른 이름이 중닭이라면.
몸을 챙기고 있다고 했다.
나는 안도했다.
안녕을 바라는 지인이 몸을 챙긴다는 이야기는 늘 내게 안도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