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놀랍게도 분노였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웜스들이 사막에서 모래와 먼지가 섞인 바람을 마시는 동안 여기 사람들은 이런 햇빛과 바람을 누리며 살고 있었다니."( p 40)
그들은 자연을 독점하고 있었다. 기숙사 룸메로 만난 안은 중성인이었다. 안은 매력적이고 폭력적이지 않아 보였다. 오히려 온화하고 조용해 보였다.
"남자인 동시에 여자인 사람들. 중성인들은 넘치는 호르몬 때문에 성적 매력이 강하고 충동적인 성향이 있다고 들었다. 특히 폭력적인 사고를 많이 일으킨다는 소문이 있었다. 구설에서는 중성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p 44)
'유전자는 레고가 아니다. 유전자를 레고 조각처럼 마음에 드는 것은 끼우고, 거슬리는 것은 빼서 바닥에 던질 수는 없다. 인간은 장난감이 아니다. 커스텀은 인간성 상실의 시작이다.' 커스터비아들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다. 커스텀을 혐오하는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때로 혼란스러워한다.
"'가지고 태어난 유전자를 다른 것으로 갈아끼운다고? 심지어 뱃속에 있는 아기의 유전자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맙소사. 그건 좀 아니지. 좀 위험한데.'..
법적인 제재만 없다면, 그러니까 '기술적으로 가능한가'만 따지자면, 그럴 수 있다."(p 56)
수니는 첫 커스텀으로 스크루 모양의 은회색에 보라색 펄 뿔을 선택했지만, 그녀에겐 이미 뿔 뿌리가 있었다.
그리고 수니는 점점 안에게 빠져들었다.
어느 날 말린 선생님이 복제된 쌍둥이에게 살해당하고, 이는 커스터비아들의 혐오감을 증폭시켰다.
"저는 생각했어요. 나는 누구지? 그런 질문이 떠올랐고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런 식으로 시간이 흘렀고 저는 오래 생각한 끝에 결론을 내렸죠. 내가 나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말린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린에게서 벗어나서 하루라도 그냥 나 자신이 되고 싶었어요. 제가 말린을 죽인 건 질투 때문이 아니었어요...
커스텀은 인류를 불행하게 만들 거예요. 적어도 벌써 두 명은 불행해졌죠. 말린은 죽었고 저는 살인자가 됐으니까요. 정부가 이번 일을 보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정말 문제가 있는 거라고 봐요.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돼요."(p 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