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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자는 자기 몫의 치욕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가 인생 초기에 이 마을에서 살며 저지른 최악의 실수는 치욕을 두려워한 결과로 생겨난 것이었다. 그 실수로 함자는 형제와도 같았던 친구와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던 여자를 잃었다. 전쟁은 함자에게서 그런 것들을 샅샅이 앗아갔고, 그에게 아찔한 잔혹성을 보여주며 겸손을 가르쳐주었다. 이런 생각이 함자는 슬픔으로 가득 채웠다. 함자는 그 슬픔이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