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는 계절>
아직까지도 나를 사로잡은 한시가 하나 있다. 바로 두보의 <춘망春望>이다. 봄이 와서 주변 풍경은 아름답지만 난으로 인해 어지러운 나라와 고향의 가족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극명하게 대비돼서 좋아하는 작품이다.
내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벚꽃의 새로운 꽃말인 '중간고사' 때문이다. 봄이 왔다. 하늘은 맑고 투명하며 벚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살랑거린다. 그러나, 우리는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교실에 틀어박혀 의자에 앉아있어야만 한다. 이 때문에 나는 두보와 우리의 처지가 너무나도 닮아있어 두보의 심정이 매우 공감된다.
우리에게 고난이 닥치면 아이러니하게도 주변환경이 너무나도 근사하다. 이러한 모순적인 때문에, 인생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는 것도, 어쩌면 즐거운 모순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