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오랑주리 미술관. 여행을 다니면 그 나라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꼭 들러보는 편인데, 아무래도 예술에 조예가 깊지 않다보니 그냥 슥 들러보고 좋은 그림을 좀 더 오래 머물러 보는 정도가 나의 관람 스타일이다. 그런데 오랑주리 미술관은 벽을 뺑 둘러 있는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본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았고 생각이 사라지며 편안해지는 충만함을 느꼈다. 단순히 그림을 걸어두기만 했다면 그런 기분을 느끼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배치도 그림도 무척 인상깊고 좋은 미술관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