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에게 이야기할 때 더 자유롭다고 느끼거든.
아마도 모르는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모습이 아니라 우리 그대로의 모습을 보기 때문일거야.
p.291
저주받은 책에 대한, 그 책을 쓴 사람에 대한 이야기, 소설을 불태우려고 소설 밖으로 나온 이물에 대한 이야기고, 배신과 사라진 우정에 대한 이야기지, 사랑과 증오의 이야기고, 바람의 그림자에 사는 꿈들의 이야기이기도 해.
p. 294
그때까지 그것이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부재와 상실의 이야기라는 걸 몰랐다고, 그래서 그 이야기와 나 자신의 삶이 혼동될 때까지 나는 그 이야기 속에 피신해 있었다고, 사랑해야할 이들이 이방인의 영혼에 살고 있는 그림자일 뿐인것 같아 소설 속으로 도망가는 사람 같았다고 그녀에게 고백했다.
p.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