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었던 탈식민주의 관련 소설은 흑인/백인, 지배자/피지배자 구도가 확실하게 짜여 있었고 밖에서 식민지 사회를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면 이 책은 영국이 들어오기 전 잔지바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안에서 밖으로,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아내려고 한 점이 흥미로웠다. 이번에 출간된 구르나 책 중 제일 먼저 나온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책으로 시작하길 잘한 것 같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라 낯설고 시작이 어색했지만, 작가가 가진 관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유수프가 잠시 머무르거나 애정을 줄 수는 있어도 영원히 그의 것이 될 수 없기에 '낙원'인 정원의 묘사가 너무 아름다워서 가보지 못한 땅에 대한 동경이 생길 정도였다. 왕은철 선생의 정성 어린 번역에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