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니가 크로퍼드에게 구애를 받는 상황이 낯설고 새로워서 그를 거절할 뿐이라는 에드워드의 확신은 소설의 구조를 위한 것입니다. 소설을 더욱 전개시키려면 크로퍼드가 계속 주위를 맴돌면서 꿋꿋이 구애하는 상황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그가 토머스 경과 에드먼드의 전적인 동의하에 계속 구애를 할 수 있도록 이렇게 손쉬운 이유를 제시해놓은 겁니다. 많은 독자들, 특히 여성 독자들은 예민하고 섬세한 패니가 에드먼드처럼 둔한 친구를 사랑하는 것을 결코 용서하지 못하지만, 나로서는 책 속의 등장인물들을 실제 인물로 착각하고 아이처럼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나쁜 독서 방법이라는 말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