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요약하면 유수프라는 한 소년의 성장기 소설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네스토어 T. 톨레의 <나귀를 탄 소년>이 먼저 떠 올랐다. 물론 환상적인 요소는 없기 때문에 차이가 있지만, 한 소년의 성장기라는 요소는 공통점이었기 때문에 떠올랐던 것 같다.
흔히 생각하는 성장해서 어른이 되는 단순한 성장기가 아니라 성장하는 동안에 여러 만남을 통해 크는 과정 중이라는 게 특이했다. 무엇인가 이루거나 실패해서 좌절하는 결말이 아닌 역사의 흐름 속에서 평범한 삶을 살게 된다는 끝은 무엇인가 씁쓸한 뒤 맛을 남겨줬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아지즈의 집 정원사인 음지 함다니와의 대화였다. 그와의 제대로 처음한 대화에서 왜 자유를 포기했냐는 물음에 대답했다.
“……그들은 너를 가두고 쇠사슬로 묶고 네가 가진 하찮은 것까지 모두 남용하지만, 자유는 그들이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니야. 네가 쓸모없어질 때도 여전히 너를 소유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네가 태어난 날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내 말 알아듣겠니? 이것은 나한테 하라고 주어진 일이야. 저 안에 있는 사람이 이것보다 더 자유로운 것을 나한테 줄 수 있겠니?”
그말을 들었을 때 유수프는 지혜가 담겨 있지만 인내와 무력감의 지혜라고 했다. 유수프 또한 그런 삶으로 인생을 결정할 줄은 그도 그때는 몰랐을 것이다.
우리 일반 사람의 인생은 아지즈나 술탄처럼 극적인 삶을 모두가 살지는 못한다. 시대의 변화에 두려움을 가지고 얇은 판자 뒤에 숨어서 작은 구멍으로 세상을 그저 바라만 보는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가장 닮은 삶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