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잠을 잘 수 없었다. 벤치의 옆구리가 몸을 깊숙이 파고들면서 그를 깨어 있게 했다. 잘해야 약간 졸거나 반쯤 깨어 있는 정도였다. 소변이 마려워 괴로웟다. 한밤중에 눈이 떠지자, 승객들로 반쯤 찬 어둑한 객실 광격에 울고 싶어졌다. 밖의 어둠은 헤아릴 수 없는 공허였고, 그는 기차가 그 공허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 있어서 무사히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아 두려웠다. 기차 바퀴의 소음에 집중해보려고 했지만, 기이한 리듬에 산란해지고 잠만 달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