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바다 탐진과는 2백 리 거리인데
하늘 만든 뾰족 뫼가 쇠귀처럼 두 개일세.
3년을 자취 묵혀 풍토를 익혔건만
현산이 다시금 예 있는 줄 몰랐었네.
사람 시력 먼 데까지 보지 못함 괴로우니
백 걸음 밖 사람 얼굴 어느새 희미하다.
하물며 비구름이 막걸리처럼 짙어
눈앞에 놓인 섬도 자세히 안 보이네.
먼 우레 바라본들 무슨 소용 있으리
괴론 맘 쓰린 속을 남들은 모르리라.
꿈속에서 서로 보듯 안개 속에 보노라니
눈 빠질 듯 눈물 말라 천지가 온통 검다.
<9일에 보은산 정상에 올라 우이도를 바라보며>
- 우이도에 있는 둘째 형님 정약전을 그리워하며 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