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동생이 삼킨 주사위. 홀수의 눈이 나오면 빨갱이가 되는 주사위를 삼킨 동생은 머리가 깨지고 어깨가 부서지고 폐가 찢어지고 대장이 파열된 채 병원으로 실려갔다. 머리를 꿰매고 폐를 꿰매고 대장을 꿰배야 했다. 수술실로 실려가면서 동생은 사내의 손을 붙들고 말했다. 무서워. 무서워. 성. 겁대가리를 상실한 미친 동생이 무섭다고 했다. 이제까지 무서움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무서운 벌이라도 받을까봐 무서워하는 것처럼 무서워했다.
김선애
2024.05.31 화주사위. 동생이 삼킨 주사위. 홀수의 눈이 나오면 빨갱이가 되는 주사위를 삼킨 동생은 머리가 깨지고 어깨가 부서지고 폐가 찢어지고 대장이 파열된 채 병원으로 실려갔다. 머리를 꿰매고 폐를 꿰매고 대장을 꿰배야 했다. 수술실로 실려가면서 동생은 사내의 손을 붙들고 말했다. 무서워. 무서워. 성. 겁대가리를 상실한 미친 동생이 무섭다고 했다. 이제까지 무서움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무서운 벌이라도 받을까봐 무서워하는 것처럼 무서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