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문화야, 정말 미안하다!”
몸부림치면서 쏟아내는 처절한 통곡보다도 그 낮은 어조의 말 한마디가 더 깊은 슬픔을 드러내는 듯해서 가슴이 저며왔다. 대체 그녀는 아들에게 무엇이 미안했던 걸까.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고, 자라면서는 어머니와도 함께 살지 못하는 아픔을 안겨주어서? 남들처럼 잘 먹이고 잘 입히지 못해서? 스스로 학비를 벌면서 학교를 다니게 만들어서? 이악스럽고 악착같이 살아야 하는 세상에서 너무 순수한 성정을 갖고 태어나게 해서? 머리 좋은 수재를 데모나 하도록 몰아가는 나라에 태어나게 해서? 아니면 그 모든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