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운동가에 관한 소설은 읽어본 적 있지만 에세이는 처음이었습니다. 소설이나 드라마처럼 극적이지 않아서 좋은 면도 있었어요. 소설을 통해서는 알 수 없었던 그들의 삶과 일상에 대한 부분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점 등이요. 특히 자신을 고문하던 사람들과 정이 들었다는 대목에서 놀랐습니다. 사람이란 정말 사회적 동물이 맞구나 싶기도 하고,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그래도 결국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도 들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무고한 사람들을 고문하고 폭력을 행사한 이들이 응당한 처벌을 받지 않은 점은 여전히 화가 납니다. 반성도 사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법적 처벌이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권은 언제나 이념 위에 서야 하니까요.
서명숙 님과 천영초 님뿐 아니라 이름조차 몰랐던 수많은 여성 운동가들의 이름을 알게 되어서 의미있는 독파였어요. 좀더 넓고 좀더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잊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해도 잊지 않아야 한 발을 더 내딛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