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속암 가운데서 노래가 한창인데
노래하는 사람은 치원 황상이라네.
치자는 동산 가득 꽃 또한 활짝 펴도
검은 얼굴 잿빛 머리 마음 어이 향기에 두리.
스승께서 내 호 지음 이제야 깨닫나니
내 촌스러움 걱정하여 본받게 하신 걸세.
서리에도 변치 않고 눈 속에도 푸르거니
재목감이 못 되어서 새김과 찍힘 받지 않지.
열 송이 꽃, 씨도 열 개 헛된 꽃이 없느니
말을 실천함과 같아 즐거워할 만하다.
꽃은 흰빛 지키고 씨 속은 노래서
자주색 녹색도 아니요 중간의 탁한 빛깔.
이런 말 없는 스승을 이미 알게 되었으니
옷깃 여며 어이해 척박한 땅에 두리.
간직하여 노닐면서 열심히 애를 쓰니
누가 내게 천금의 빗자루가 있음 알랴.
예로부터 스승의 가르침 많기도 하다마는
그 누가 세상 뜨신 뒤까지 법도를 갖추리오.
<치자행梔子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