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깨닫지 못한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날은 바람 한 줄기만 불어도 태어나길 잘했다 싶고, 어떤 날은 묵은 괴로움 때문에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싶습니다. 그러나 인간만이 그런 고민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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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어떠한 눈이 향하는 방향일꺼라고 생각했다.
제목에서부터 작가의 기발함이 전해진다. 역시 정세랑이다!
심시선 가계도를 시작으로 시선의 자식들이 전하는 시선의 이야기.
모계사회 중심인 가정에서 그녀들이 전해주는 스토리 속에는 시선 있었다.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이라고 전한 작가의 말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죽은 후 제사를 지내지 말라던 시선의 유언을 한번은 거스르고 자기들 나름의 제사장을 하와이에서 차리며 할머니를, 엄마를 기억하는 가족들.
시선으로 맺어진 끈이 단단하게 연결된 그 가족들이라면
시선의 울타리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꺼 같다.
책을 읽으며 내내 행복해서 그 집안의 일원이 된 나를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