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독려하고 시대를 비판하는 것도 좋았지만, 유배지에서의 쓸쓸함, 그때 사람이 찾아와 만나는 일이 너무 좋았던 다산의 마음이 담긴 시도 와닿았습니다. 혜장스님과의 만남에 관한 시도 좋았고, 특히 외가친척 윤규렴이 찾아왔을 때 마침 비가 내려 그를 더 붙잡아두는 게 너무 좋았던 다산이 그 심정을 시로 써놓은 것이 기억에 남아요.
[손님을 붙잡아둘 길이 없더니
내 맘 알아 부슬부슬 비가 내리네
비 맞아 뽕나무꽃 후드득 지고
살풋 젖어 채마밭은 살지겠구나.
진창 깊어 나막신 빠져 기쁘고
빗방울 옷 적심이 좋기만 하다.
호수 하늘 푸르게 개길 기다려
그제야 돌아감을 허락하리라.]_p299-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