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기 전에는 줄거리를 하나도 몰라서, 초반만 해도 모모가 좋은 곳에 입양이 되어 또는 부모님을 찾아서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오라는 입양처나 부모님은 안 나타나고, 모모 만큼은 떠나지 않길 바라는 로자 아줌마와 그리고 떠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모모를 보며 이거 내용이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로자 아줌마의 건강이 악화되면 될수록, 그리고 모모가 로자 아줌마의 곁을 지키지 않고 방황하면 할수록 내 속은 애가 타서 문드러지기 시작했다. 저러다 임종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끊이질 않았다. 나의 걱정과는 달리 모모는 아줌마의 마지막을 함께 해줄 수 있었으나, 그것은 내가 원하는 마지막이 아니었다. 나는 이웃집 사람들의 기도 속에서 안식을 느끼며 죽는 아줌마를 떠올렸지, 어두컴컴하고 좁디좁은 지하방 안에서 모모와 함께 쓸쓸히 그리고 비참한 죽음을 겪는 아줌마를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죽은 아줌마와 함께 몇 주를 보냈을 모모는 생각지도 못했다. 모모가 차디찬 피부에 뽀뽀를 하고 화장을 시켜주는 것을 상상만 해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쩜 이렇게 사랑스럽고 착한 아이가 다 있을까 싶다. 모모의 생이 아픔없이 사랑으로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더이상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계속 사랑만 하며 살아가는 아이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