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다시 만난 건 영화를 더빙하는 녹음실이었다. 그녀는 소아과 의사 나딘이었다.
"거꾸로 된 세상, 이건 정말 나의 빌어먹을 인생 중에서 내가 본 가장 멋진 일이었다. 나는 튼튼한 다리로 서 있는 생기 있는 로자 아줌마를 떠올렸다. 나는 좀 더 시간을 거슬러올라 아줌마를 아름다운 처녀로 만들었다. 그러자 눈물이 났다."(p 133)
로자의 상태는 더욱 심해졌다. 노망, 건망증, 치매. 사람들이 점점 더 자기에게 친절해지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라고 로자는 생각했다.
"그녀는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미 때가 너무 늦었고,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으므로, 신은 더 이상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라고 하지 않는다고 아줌마는 말했다. 로자 아줌마는 정신이 맑을 때에는 진심으로 죽고 싶어 했다. 그럴 때 그녀는 사후 세계를 전혀 믿지 않는 것 같았다."(p 168)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노인들은 겉으로는 보잘것없이 초래해 보여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치가 있다. 그들도 여러분이나 나와 똑같이 느끼는데 자신들이 더 이상 돈벌이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보다 더 민감하게 고통받는다."(p 174~5)
왈룸바씨의 충격요법도 소용없던 어느 날, 로자는 일시적 회복기를 맞이하여 모모에게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때, 유디프 카르디라는 사람의 출현으로 모모는 10살 나이에서 14살로 껑충 성숙하게 된다. 그는 죽기 전 10년 전 그녀에게 맡겼던 모하메드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