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숙향전]과 [숙영낭자전]은 여타의 작품에 비해 환상성이 한결 두드러지며, 그 환상성은 역설적이게도 현실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즉 두작품의 여주인공은 신분이 모호하거나 또는 모호한 상태에서 남주인공을 만나며 또 그것이 문제가 되어 갈등이 야기되는데, 두 작품의 환상성은 바로 이러한 여주인공의 현실적 처지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이로인해 두 작품은 환상적, 비현실적인 측변이 강하면서도 세부적인 사건의 전개를 통해 조선 후기의 사회적 현실과 인정세태를 매우 사실적으로 반영하는, 독특한 면모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