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늘어선 시트 중 간호사는 팔 번 앞에 선다. 간호사가 시트 한쪽 끝을 걷자 발 한 쌍이 얼굴을 내민다. 크고 늙고 못생긴 발이다. 넙적하고 울퉁불퉁하고 딱딱하다. 일생 쟁기를 끈 소의 발 같다. 어머니의 발이다. 이상한 확신이다. 사내는 어머니의 발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어머니에게 발이 있다는 사실도 방금 알았다. 이 자명한 사실이 사내를 놀라게 한다.
뽀섭
2024.05.18 수하얗게 늘어선 시트 중 간호사는 팔 번 앞에 선다. 간호사가 시트 한쪽 끝을 걷자 발 한 쌍이 얼굴을 내민다. 크고 늙고 못생긴 발이다. 넙적하고 울퉁불퉁하고 딱딱하다. 일생 쟁기를 끈 소의 발 같다. 어머니의 발이다. 이상한 확신이다. 사내는 어머니의 발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어머니에게 발이 있다는 사실도 방금 알았다. 이 자명한 사실이 사내를 놀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