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성애의 대상이 되어본 적은 있으나, 그 주체가 되어본 적은 없다.
그래서 내게 모성애란, 피동과 사동일 뿐이다. 또는 막연히 상상하거나 주변에서 보고들은 것.
내게도 과연 그것이 있을까,를 의심해본 적은 없다.
내 새끼가 아니어도 귀엽고 예뻐 어쩔줄을 모르니까.
그래도 그런 느낌과는 다른 것이겠지, 더 깊고 더 완전한 무엇인가가 있겠지, 하고 짐작할 따름이다.
그리고 그것이 모두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것인가, 에 대하여-
전에는 그렇다고 여겼는데 하도 파렴치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겪다보니,
모두에게 당연히 주어지지는 않는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그것이 발현하는 시점에 대하여-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이제 만렙들이 된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어떤 친구는 임신을 확인한 그 순간부터 모성애가 뿜뿜하는가 하면,
어떤 친구는 핏덩이를 사람꼴로 만들어 사회생활을 시키는 그 순간에 모성애가 울컥하더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