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기억 속에서 사는 사람이었다. 그런 일이 모두 끝나서 땅속에 묻혀버린 지금까지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게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유태인들은 끈질기다. 특히 몰살당한 사람들은 더욱 끈질겨서 자꾸 망령으로 되살아나는 것이다. 아줌마가 종종 나치의 친위대원에 대해 말해줄 때마다, 나는 내가 너무 늦게 태어나서, 나치 친위 대원들에 대한 이런저런 일들을 알지 못하게 된 것이 유감스러웠다. 좀더 일찍 태어났더라면 적어도 왜들 그랬는지 그 이유라도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러나 이제는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