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서는 특히나 많은 등장 인물들이 나옵니다.
계속 앞쪽에 있는 '심시선 가계도'를 보기가 번거로워서 아예 메모지에 하나 그려놓고 읽었습니다.
인물에 대한 정보가 나오면 그것도 간단히 그 가계도 이름 옆에 메모해 가면서요.
100페이지까지 읽었을 때의 감상은, 일단 이 집안이 부럽다는 거였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하와이에 며칠씩 가 있을 수 있는 식구들.
돈도 돈이겠지만 그렇게 시간을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럽더라고요.
그리고 흔히 말하는 '꼰대'가 아닌 어른이 있는 집안이었다는 것이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집안이 어디 있겠습니까. 100페이지 까지 드러난 가족 문제 중, 가장 공감이 갔던 것은 '우윤'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몇년 전에 암선고 두 번을 2년 동안 1년에 한 번씩 받았거든요.
검사 기간도 길었고, 수술과 그 후 치료까지 기간이 꽤 걸렸기 때문에 일흔이 훌쩍 넘으신 친정 부모님들도
신랑도 그리고 제 남동생도 다 제 건강이 최우선 고려 사항입니다.
그래서 우윤의 입장도 이해가 갔습니다. 부모님이 원래 그렇게 불안해하는 성격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 부분에서 특히요.
70이 넘은 노인인 - 저희 부모님이 노인이라는 걸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 이제 40대인 저 때문에 전전긍긍하시는 모습이 겹쳐보였달까요.
제가 부모님을 챙겨야 하는 건데 말이죠.
'다들 행복하고 여유로워 보여서 부럽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다들 자신만의 아픔이 하나씩은 있다.'가 100페이까지 읽은 짧은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