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고 닥치는 대로 많이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책을 가능하면 더럽히지 않고 밑줄도 치지 않고 접거나 하지도 못했다. 이 세상에 책은 너무나 많기에 빨리 많이 읽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너무 가볍게 읽고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요즘은 노화되는 뇌에 더해져 많아졌다.
그래서 이런 독서모임을 통한 책읽기가 내게 요즘의 독서생활을 많이 변화시키고 있다. 그저 다 읽고 아 좋았다, 하고 덮었다면 미션으로 던져주는 물음들에 답하기 위해 다시한번 내용을 곱씹고, 책을 펼치고, 밑줄을 치고- 요즘은 여러 다양한 앱으로 책을 더럽히지 않고도 좋은 문장을 간직할 수가 있다- 생각을 정리해 남기는 것이 좀더 깊이 마음에 오래 남을 책으로 만들어 주었다.
성장소설을 정말 좋아하고 청소년문학도 매우 꾸준히 좋아하는 편인데 대놓고든 대놓지 않고든 마음을 간질이고 눈물을 쏟게 하고 내 마음속 어린이를 자극해서일 게다. 이번 훌훌도 따라서 그냥 무조건적으로 좋아할 수밖에 없는 류의 소설인데, 더구나 기존에 보지 못했던 소재인데다가 주인공을 비롯해 어느 하나 신파가 없고 무겁거나 오그라들지 않게-청소년소설 경험상 그런 경우가 많았음- 그려져서 더더욱 마음에 들었다. 전형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들인 할아버지나 고향숙 선생님, 심지어 유리나 세윤마저도.
같은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을 보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노력하고 있는 요즘, 아직은 어린 나이인 유리가 연우를 통해 그런 경험을 벌써 한다는 것이 아프고도 기특하다. 어떻게 그렇게 바로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 혹시 연우가 예쁘게 생겨서는 아닌지 ㅎㅎ 우리 유리랑 연우 행복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