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음식이라고 하면 "된장찌개"가 떠오른다.
엄마의 음식은 대표적인 게 없다. 나는 엄마의 모든 음식을 사랑하니까!
우선 엄마의 김치는 모두, 누구나 좋아한다. 엄마가 자신의 친구들에게 김치를 나눠주곤 하시는데, 이모들(나는 엄마 친구분들을 이모라고 부른다) 가족들이 모두 엄마의 김치를 좋아한다.
배추김치, 파김치, 알타리김치, 오이소박이, 열무김치
엄마는 파김치랑 양파장아찌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니까 만드시는 건데, 맛이 끝내준다.
그래서 엄마 친구분들이 모두 신기해하신다. 싫어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맛있게 만드냐고. 엄마의 레시피 대로 만들어도 이 맛이 안 난단다. 우리엄마는 신의 손이다. 으하하!!
소풍갈 때면 엄마는 김치볶음밥을 싸주신다. 반찬이 없을 때나 어디 급하게 가셔야 할 때도 김치볶음밥을 냄비 가득 만들고 나가신다.(드라마에서 엄마들이 곰국 끓이고 외출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외에도 초등학생 때 음식 준비해 가야 할때 엄마표 샌드위치도 만들어주셨다.
식빵 한 쪽면에 머스타드를 바르고 햄, 치즈, 양상추, 피클 순으로 올리고(순서는 딱히 상관없다),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은 소스를 뿌리고 빵을 덮고, 만들어진 쌘드위치들 위레 도마를 올려 누르고, 대각선으로 자르면 완성이다. 엄마의 샌드위치는 초딩때의 내 자랑이었다.
입맛이 없을때면 엄마가 비빔국수를 해주신다. 고명으로 주로 김치를 잘게 썬 것이 올라가지만, 양상추를 먹기 좋게 썰어서 넣으면 더욱더 맛있다.
매콤새콤달콤 한그릇 뚝딱!
뭐 해먹긴 귀찮고, 반찬은 없을 때, 우리는 배추김치, 콩나물무침, 알타리를 쪼솨넣고 깍두기 볶음밥처럼 볶아먹는 걸 좋아한다. 김이랑 깨를 넣으면 더 맛있다! 잔반처리 하기도 좋고!^^
언젠가 <맛있는 녀석들>에서 문세윤이 배불러도 숟가락이 가는 맛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는데, 이 볶음밥이 그러하다. 조심하지 않으면 한 냄비를 다 비우게 된다. 배가 차오르는 게 느껴지지만, 숟가락질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