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고 남는다는 것, 상상하고 싶지 않을만큼 막막한 상실감, 그 감정의 폭발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내안에 마지막 남은 띠끌마저 깨끗이 드러내 보이는 것 같았다.
내가 못되게 굴었던 것에 대한 후회 뿐만 아니라 사소하고 소중했던 기억들까지 어느 날, 어느 순간 뜻하지 않게 문득문득 혹은 매일 매순간 떠오르겠지.
미셸은 한국음식을 직접 익히고 조리하면서 상실로 인한 아픔을 치유해 간다. 그리고 그 상실은 완전히 치유될 순 없겠지만 깊이 뚫린 구멍을 안고 사는 법을 배워갈 것이다.
나와 엄마는 모녀라는 단순한 말로 정의하기에 너무 깊은 사이다. 내 학창시절 엄마는 쉬는 시간 내가 공중전화로 거는 전화를 못 받을까봐 수업시간 중에만 볼일을 봤단다. 뭐 대수로운 일이라고 그렇게까지, 집에 가면 곧 볼텐데 쉬는 시간 무슨 전화를, 싶은데 그땐 그랬다. 그만큼 소중했다.
두고 두고 읽어야할 책인 것 같다.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제법 아플 수 있지만 또 그러면서 치유되는 마법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