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대장암 4기를 진단받은 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복막과 림프 전이로 수술은 어려웠고, 항암은 생명연장의 수단의 하나였다. 항암의 과정은 길고도 힘들었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부작용들에 엄마는 더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다. 얼마나 남았는지는 몰라도 남은 시간동안 맛있는 거 먹고 좋은 거 보고, 집에서 편하게 지내고 싶다고 했다. 딸로서는 엄마의 생명을 어떻게든 연장해서 옆에 두고 싶었지만 엄마가 원하는 걸 들어줘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매일 엄마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지내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이달책과 독파를 통해 이 책을 만나게 되었으니 나로서는 큰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이다. 아직 20대인 나에게 지금의 상황들이 버거울 때가 있었는데 나보다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모른다. 미셸 자우너가 잘 견뎌온 것처럼 나 역시 잘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그렇게 나 자신을 위로하며 책을 덮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단 한사람, 엄마를 생각하면서 오늘도 엄마를 위해 요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