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동생과 나를 낳았을 때 말고는 일을 쉰적이 없으신 분이다. 지금에 와 내가 직장에 다니는 나이가 되어보니 아이를 챙기기는 커녕 내 한몸 씻고 직장에 늦지 않게 출근 하는 것만해도 쉽지 않은데, 소풍이며 운동회며 매번 도시락을 싸주시던 것이 얼마나 정성이고 노력이었는지 새삼 마음이 찡하고 감사하다. 엄마의 도시락 속 김밥은 항상 볶은 소고기를 넣고 밑간을 한 밥으로 만들어졌다. 뭔가 작은 차이이지만 소고기를 넣은 밥으로 김밥을 만드는 것은 엄마에게는 최대한의 정성과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엄마는 일하는 엄마로써 자부심 보다는 전업으로 계시는 분들보다 붙잡고 챙겨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이 컸고 엄마가 집에 상주하지 않는 다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마도 그 때의 그 김밥 속 다진 소고기에는 이런 여러가지 마음이 담겨 있었던거 같다. 요즘에도 가끔 엄마가 소고기 넣어서 싸주시던 김밥이 먹고 싶다고 말씀드리곤 하는데 내심 본인이 그 때 당시 그렇게 힘들게 만드셨던 김밥을 이렇게 추억하고 그리워 한다는 사실이 뿌듯하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