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손에 맡겨진 두 소년의 돈보따리는 결국 어떻게 될까..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아이들이 진짜 어른이 될 때까지 잘 맡아 굴려 주시며 주당 수익을 꼬박꼬박 계산해 주실까? 갑자기 급히 목돈이 필요하거나, 그냥 견물생심으로 어느날부턴가 조금씩 달라지진 않을까? 19세기에 쓰인 동화 같은 이야기를 21세기 서울에서 읽고 이런 생각이 먼저 든다는 건 자연스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울타리에 페인트를 칠하는 아주아주 유명한 에피소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34개의 에피소드는 모두 생소했다. 아주 어렸을 때 읽긴 읽었던 것 같은데.. 허클베리 핀이 같은 세계관 속 인물인 것도 전혀 몰랐고.. 독파가 아니었으면 아마도 내 손으로 선택하지는 않았을 책인데 오랜만에 과장과 허풍으로 가득 찬 소년들의 세계에 빠져 본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