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으로 와 닿는 부분은, 시종일관 어머니의 투병과 때 이른 죽음이라는 무거운 상실의 시간을 견디면서도 음식을 만들고 나누고 추억하면서 부지런히 자기 치유와 타인과의 연결과 소통을 도모하고 자기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저자의 건강한 삶의 태도였다. 살아가면서 아무리 막막한 순간이 오더라도 어디엔가는 반드시 당장의 숨구멍을 만들어낼 여지가 있고, 하루하루 그런 반짝이는 구멍들을 찾아내는 일이야말로 우리의 의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