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두 여자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애정 표현을 하기 녹록지 않은 세상이라 둘은 '지현'과 '민영'이란 이름 대신 별명을 지어 불렀다.
81. 버려진다는 조바심과 생의 위기 속에서 나는 책을 읽고 사색에 빠져들었다.
84. 지난달, 고양이를 키우는 동료가 고양이가 아파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며 조퇴를 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고양이도 식구고 가족이라며 잘 다녀오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나와 눈점이는? 우리는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관계도 못 되는 걸까. 나와 지현이는 언제까지 먹점, 눈점이어야 할까.
90. 우리 물건이 우리의 시간이고 흔적인데, 다 버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렇게 쓸모없이 설레지 않는 것들을 다 버리다가 먹점이 네가 나까지 내다 버린다고 할까봐 무섭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