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2세의 엄마 이갸기.
작가님이 글을 가독성 있게 잘써서 의외였다.
전문 작가가 아닌걸로 알았는데 못지않게 잘 쓰셨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쓴 슬이라 한글 단어를 풀어쓴다던지 한국음식, 문화를 설명하느라 풀어쓴 글들이 귀엽다.
그럼에도 한페이지 한페이지 읽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던 책이다.
감정이 울컥울컥 올라와 진정할 시간이 필요했고,
이제는 무덤덤해졌다고 여겼던 기억들이 떠올라 읽는 내내 너무 힘들었다.
아마도 책모임이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작가님 나이즈음에 엄마를 잃었다.
초등학교때부터 계속 아파온 엄마였지만 엄마의 죽음 앞에서 초연할 수는 없었다.
책 초반에 '70대의 엄마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는 글에 공감하며 참 많이 울었다.
마음을 추스리고 읽고 또 추스리고를 반복하며 읽었다.
아마도 늙어서까지 계속 마음속에 있지 않을까.
읽으면서 '아주 편안한 죽음'이 떠오르기도 했다.
같은 소재이지만 다른 온도의 책이다.
H마트에서 울다는 함께 부둥켜 안고 통곡하는 느낌의 책이라면
아주 편안한 죽음은 무덤덤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느낌이다.
그 슬픔의 무게가 다르지는 않겠지만 죽음을 받아들이는 온도차이는 확실히 느껴진다.
두 책을 비교해 가며 읽어도 좋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