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클어진 머리와 같네. 까치집은 인간의 머리통을 닮았구나.
그러나 그건 두 발을 땅에 두고 있는 인간의 시선이었다. 직립보행하는. 고작 백육십 센티미터의 신장을 가진 한 동물의 시선일 뿐이었다. 만약 내가 다른 신체를 가졌다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또한 달랐을 것이다. 내게 날개가 있었다면, 아가미가 있었다면, 네 개의 발이 있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고 했을 것이다. 인간은 인간이 가진 몸을 통해 사유한다. 말한다. 고로, 인간만이 언어를 가진 것이 아니라 인간은 인간의 언어를 가졌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