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문학동네 5기로 가입하고 받은 웰컴키트에 이 책이 있었다. 2021년 젊작 12회의 책도 갖고 있기에, 이번 것도 기대하면서 읽었는데, 임솔아님의 <초파리 돌보기>를 다 읽었을 무렵에는 ‘역시 젊작’이라는 생각을 했다.
김멜라님의 <저녁놀>을 읽기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 완전 ‘기대 이상으로 신이 나서’ 읽기 시작했다. 모모의 말투와 그 소설 안의 많은 것이 완전 취향저격이었다. 파 한단 가격을 들먹이며 시작한 이 소설이, 파테크와 파파야에 밀려 무쓸모의 쓸모를 고뇌하던 모모가 결국 거울에 비친 자신의 알록달록한 모습을 보며 또 다른, 그래도 기쁜 고민을 하는 것으로 끝나는 이 소설이 너무 좋당!!ㅋ
김병운님의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도 역시 좋았다. 베란다와 발코니, 테라스의 차이점을 열거하던 인주와 동성애자와 무성애자(그 안에서도 논모노로맨틱과 모노로맨틱이 있다)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한 윤범, 그리고 그가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이해하지 못했던 주호의 이야기를 몇 번이나 읽으며 ‘나는 과연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던가’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김지연님의 <공원에서>는 ‘여자라서 받는 편견과 설움’에 대해 곱씹으며, 내가 그렇게 부러워했던 여자(키가 크고 보이쉬한 스타일들: 나는 키가 작고 동글동글해서… 제발제발제바알 카리스마있고 중성적인 여자로 산다는 게 얼마나 멋질까 부러웠던 십대시절을 보냈다.)도 결국 ‘여자라서’ 힘들었구나,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작년의 ‘목화 맨션’ 이후, 이번에도 인상적이었던 <미애>를 쓰신 김혜진님의 글을 읽으며, ‘아, 그래… 내 주변에도 미애 같은 마인드의 사람이 있긴 있었어’ 생각을 했었다. 그 사람을 대했던 나 역시도 저 소설의 ‘다른 엄마들’ 같은 모습으로 비춰졌었나 한번 생각 해봤다. 물론… 내가 이제 와서 뭘 고칠 수는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서수진님의 <골드러시>속의 진우와 서인을 보며, 호주가 아닌 다른나라에서 저 둘과 비슷한 상황 하에 사귀고 결혼해서 몇 년이나 갈등을 하다가 얼마전에 아이를 낳은 커플을 떠올렸다. 육아에 힘이 부쳤는지, 근래에는 SNS도 않고 연락도 끊기다 시피 한 그 둘이 잘 살고 있길 바랬다. (이런, 아주 개인적인 독후감이라니;;;)
서이제님의 <두개골의 안과 밖>을 읽으며 ‘이제 우리는 정말 미래로 가는구나. 감염병도, 문학도, 그 스타일도’라고 생각했다. 이는 곧, 내가 2023년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벌써 기대한다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