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늘 집착해오던 것. 해피엔딩이 아니면 읽지 않는 병에 걸려; 어떤 이야기에 대해 미리 새드엔딩이라고 스포를 당하면 보지 않고 읽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삶도 살기 퍽퍽한데 내가 읽는 책이나 영화, 드라마가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면 그게 그렇게 견디기 힘들고 버거웠다. 상상 속 세계에서만이라도 행복해지면 안될까? 싶어서. 초파리 돌보기를 읽으면서도 계속 불안했다. 자꾸 우리 엄마가 떠오르는데...엄마가 아프면 어쩌지...엄마가 불행해지면 어쩌지...싶어서. 내가 생각한 엔딩을 해피엔딩이라고 정해놓고 그에 맞지 않을까봐 얼마나 미음을 졸였는지. 그런데 어쩐지 초파리 돌보기의 엔딩은 아예 방점을 찍어버리는 엔딩은 아닌 것 같아서 개운치 않으면서도 개운했다. 내가 바라는 건 아예 꽉 닫힌 결말이었는데 이 소설 속 결말은 사실 그렇게 개운하진 않다. 그런데 나의 경우엔 어딘지 안심이 되는 결말이기도 했다. 행복이라는 걸 한 사람의 기준으로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